무역부 장관이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 독자 결정 방침 밝혀

네덜란드 ASML의 EUV 장비(사진=ASML 홈페이지)
네덜란드 ASML의 EUV 장비(사진=ASML 홈페이지)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수출 봉쇄 조치에 반발, 자국의 수출 관련 결정은 자체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블름버그 통신은 23일(현지시간) 리에지 슈라이네마커 네덜란드 무역부 장관이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대 중국 수출은 자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 기판에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있기 때문에 나노 단위의 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다. 제작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따라 1년 생산량이 40대 미만이어서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국 반도체 기업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서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이 장비에 대해 미국 기술이 쓰인다는 점에 근거해 2019년부터 네덜란드 정부가 ASML에게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도록 압박하는 방식으로 중국 수출을 막아왔다.

특히 지난달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확대 적용해 미국의 기술과 장비, 소프트웨어를 쓴 경우 모두 중국 수출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발표하고 유럽국가들도 이런 지침을 채택해 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슈라이네마커 장관이 그동안의 입장과는 다르게 독자 결정 방침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그는 지난주에도 네덜란드가 미국의 중국 수출 봉쇄 방침을 의심할 여지 없이 채택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 국가들이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유지하기를 원한다면서 프랑스의 경우 미국의 중국수출 봉쇄정책이 유럽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고 세계무역기구에 제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앨런 에스테베즈 상무부 차관 등 고위급 관리들을 네덜란드로 보내 수출 통제를 협의할 예정이지만 이 회담에서 즉각적인 합의가 나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한편 중국은 다른 나라들에게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2일 주요 20개국 정상회담(G20)에서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테 총리를 만나 세계 무역을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뤼테 총리에게 “우리는 경제와 무역 문제의 정치화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 사슬과 공급망의 안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키워드 관련기사
  • 미·중 반도체 전쟁에 난감한 국내 반도체 기업
  • 엔비디아, 美 수출 규제 뚫고 중국에 칩 수출
  • 중국 규제위해 동맹국 기업 수출까지 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