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대표적인 국제 표준화 기구로 ISO, IEC, ITU를 꼽을 수 있다. ISO의 표준범위는 전기전자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이고, IEC는 전기전자 분야를 다룬다. ITU는 전기, 통신 등을 두루 포괄한다.

인공지능(AI) 분야는 ISO와 IEC가 공동으로 구성한 JTC 1(Joint Technical Committee 1)에서 2017년 말에 'SC 42(Sub Committee 42번)'로 설립했다. 이 위원회를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유일한 국제표준 기구로 보면 된다.

SC 42는 전기전자 뿐 아니라 정책 부분도 포함한다. 특히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 법안(AI Act)까지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어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AI를 개발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ISO/IEC JTC 1/SC 42 제10차 총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50개국에서 200여명이 참여했다. 우리나라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공공과 민간 통합해 대표단 39명을 파견했다.

이번 제10차 총회의 특징은 SC 42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IEEE와의 상호협력 움직임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SC 42는 정책적이어서 AI 기술 표준 개발이 다소 더뎠다.

또 다른 특징은 표준개발에 실무진으로 참여한 전문가 역할을 재정립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표준 제정기간을 단축시키고 비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 표준을 너무 늦지않게 개발해 배포해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워크샵 특별세션에서는 지난해 4월 발표해 내년 4월에 발효되는 EU의 '인공지능 법안(AI Act)' 개발을 담당한 살바토레 스칼쪼 통신 네트워크 및 콘텐츠 기술 개발국 AI 정책개발협력팀 정책 및 법률담당관이 EU 인공지능 법안의 기본 개념과 향후 추진방향을 설명했다.

인공지능 법안은 AI 시스템 수출입 및 실생활과 연관된 것이라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인간에게 위험을 끼치는 고위험군의 AI 시스템 개발 및 수출입 등 모든 활동을 제한하는 인공지능 법안의 기본 조항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기술개발 과정상 무결성 데이터 공급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얘기였다. 또 영상처리관련 기술을 고위험 군으로 분류하면 AI 기술개발을 저해한다는 불평도 제기됐다.

SC 42는 한해 평균 3종의 표준문서를 발간하고, 5종의 새로운 표준을 제기한다. 현재까지 총 15종을 개발해 발간했고, 24종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최근 AI 표준화 로드맵을 수립, 발표를 앞두고 있다. AI는 매우 복잡하고 난해한 기술이다. 인간을 모델링 해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답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은 매우 복잡하고 예측이 어려운데다 감정적이라 이를 시스템화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간스러움'이라는 기술 해법 구현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표준은 반드시 필요하다. 표준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적기에 이루어진 표준은 기술발전을 효율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해준다. 표준이 없다면 기술개발 속도를 늦출뿐만 아니라 방향성을 잃게 해 기술이 되려 도태되는 현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

가트너는 매년 첨단 기술의 라이프 사이클을 발표하며 기술발전 로드맵을 제시한다. 이같은 예측이 적중하려면 적시에 기술 표준을 제공해야 한다. 표준은 집단지성으로 개발하고 합의하는 과정의 산물이다.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yicho@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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