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원 KISTI 오픈XR 플랫폼 융합연구단장​​​​​​​​​​​​​​​​​​​​​​​​​​​​​​​​(전 부원장, UST 교수)
조금원 KISTI 오픈XR 플랫폼 융합연구단장​​​​(전 부원장, UST 교수)

1990년 출현한 웹은 과학자의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당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컴퓨터과학자로 근무하던 팀 버너스 리는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연구자 간에 즉각적인 정보공유와 협력을 위해 웹을 고안했다.  

현장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한 것이 지금은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글로벌 협업 플랫폼이 됐다. 

또 2000년대 들어 다양한 정보가 디지털화되고 과학분야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CERN과 유럽 과학자들은 '이-사이언스(e-Science)'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이는 거대 입자물리 실험데이터와 다양한 컴퓨팅 자원을 글로벌하게 연결해 활용하자는 협업연구 플랫폼이다. 정보를 넘어 연구장비를 연결한 것이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을 지낸 토니 헤이 박사는 수백년 동안 발전해온 연구방법을 ▲관측과 이론 ▲실험적 연구 ▲컴퓨터 활용한 연구 ▲데이터에 기반 연구 등 4개 패러다임으로 정리했다. 패러다임간 연결과 결합을 통한 바이오인포메틱스, 계산과학 등 새로운 학문도 생겨났다.

학문간 융합은 블랙홀 발견, 우주왕복선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물질 발견 등과 같은 혁신적인 연구결과 도출로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연구시간과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 다음에 나올 연구 패러다임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다. 네트워크 발전이 웹 성장의 동인이 된 것처럼 연구개발과 연계된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의 흐름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엑사급 슈퍼컴퓨터 출현, 노코딩 AI, 디지털 휴먼, 6G, XR 글래스 대중화 등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방향은 현실과 동일한 가상세계로의 연결과 확장이다.

연구장비의 연결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의 대면 연결에 경제 개념이 도입되고, 실시간으로 현실과 동일한 가상환경을 만들어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과학자들이 만들어 가는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 시대가 오고 있다.

가트너를 비롯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는 2030년께 메타버스가 실생활에 사용되고, 2026년이면 디지털트윈 시장규모가 55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기술적으로는 구현되기 시작했다. 디지털휴먼이 사람을 대신해 경제활동을 하는가 하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는 수십일 걸리던 단백질 합성이나 신소재 개발 시간을 단 몇분으로 단축하고 있다.

또 사진 몇 장으로 현실과 유사한 3차원 가상공간을 실시간으로 생성하기도 한다. 모두 슈퍼컴퓨터와 네트워크 인프라의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하게 한 일이다.

디지털트윈과 메타버스, 슈퍼컴퓨터가 결합한 디지털 연구개발(R&D) 플랫폼을 5세대 연구개발 패러다임으로 선언하면 좋겠다.

해양생물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앤드류퍼커 박사는 '시각이 진화의 빅뱅을 촉발했다'는 가설을 세우고 "보는 것이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R&D 플랫폼은 보이지 않은 과학영역을 실감형 확장현실(XR) 세계로 만들 수 있다. 또 이를 현실에 실시간으로 접목해 연구개발의 영역과 깊이를 확장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

과학기술 관점에서 필요로 하는 디지털트윈과 인문사회적 관점에서 출발한 메타버스를 융합하는 디지털 R&D 협업플랫폼은 5세대 연구개발 패러다임으로 빠르게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ICT 강국인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패러다임 변화다.

조금원 KISTI 오픈XR 플랫폼 융합연구단장 ckw@kis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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