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이세돌과 알파고' 이후 5년 남짓, 인공지능은 낯설고 새로운 미래가 아닌 이미 익숙한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가전제품에서부터 자율주행차에 이르기까지, 간단한 온라인 상거래부터 신약개발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우리 삶과 세상에 물처럼 스며들고 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방법은 변화를 쫒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에  AI타임스는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인공지능의 현재를 톺아봄으로써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수동적 변화가 아닌 능동적 혁신으로 이끌 수 있는 길찾기의 하나로 ‘인공지능백서 2021-AI와 우리사회의 변화’ 특집기획을 연재한다.

장면 #1) 넷플릭스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넷플릭스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넷플릭스는 당신이 영상물 시청을 언제 멈추는지 안다. 알고리즘을 통해 당신이 5분간 영상물을 시청하고 멈추었다는 것을 안다. 넷플릭스는 과거의 기록을 바탕으로 고객의 하루 행동과 시간 분석을 통해서 그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안다.”

이는 ‘엘렌 쇼 (Ellen Show)’의 공동제작자로도 이름이 알려진 미국의 유명한 TV 및 영화 기획자인 밋첼 허위츠(Mitchell Hurwitz)가 한 말이다.

이처럼 넷플릭스는 고객의 모든 행동을 알고 있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성공 뒤에는 고객 데이터와 이를 분석하는 AI를 활용한 알고리즘이 있다. 고객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서 신규 고객의 확보 시점부터 고객 번호가 부여되면 그후부터 고객의 모든 활동이 추적, 기록된다. 어떤 콘텐츠를 검색하는지,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다시 시청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사항부터 영상을 멈추고 다시 시청하는 지점, 그리고 영화의 어느 지점에서 고객이 마지막까지 시청하게 되었는 것과 같은 상세한 정보까지 고객과 플랫폼과의 모든 관계에 대한 정보가 빅데이터로 축적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고객 정보는 넷플릭스 데이터베이스 내에 이미 축적되어 있는 다른 비슷한 고객 정보와 함께 분석이 되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새로운 영화를 추천한다. 이 모든 과정은 AI 기술이 있음으로써 가능하다.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영화를 추천함으로써 고객이 넷플릭스를 다시 방문하게 하고 오랫동안 넷플릭스 내에 머무르게 한다. 이것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서 한번 고객을 평생 고객으로 만드는 넷프릭스만의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다.

넷플릭스의 고객 확보 및 유지의 전략에는 AI 기술이 숨어있다. 넷플릭스는 고객의 데이터를 핵심 마케팅 자원으로 하면서 AI를 활용한 분석으로 가장 현명하게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의 중요성을 조기에 인지하고 데이터 수집, 분석 알고리즘 그리고 이를 통한 인사이트의 발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서 고객에 대한 가치를 개선해 나가는데 주력하면서 2억명 이상의 구독자를 거느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구독형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가 되었다.

장면 #2) 고객에게 맞춤제안을 실시하는 가구 메이커 웨이페어 (Wayfair)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구를 판매하고 있는 미국의 가구회사 웨이페어 (Wayfair) 또한 AI를 활용해서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에 활용한다. 2002년 창업 초기부터 고객과의 모든 터치포인트를 통해 수집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일년에 40억회 이상의 고객의 행동을 추적하면서 하루 평균 4 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 관리를 하기 위해 사내에는 120명에 달하는 데이터 관리 전문가 (Data Scientist)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는 데이터 관리부서의 전유물이 아닌 마케팅, 물류, 엔지니어링 등 사내 어느 부서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웨이페이의 AI 마케팅의 핵심은 타겟팅 광고와 검색 엔진을 통해서 고객에게 개인화된 상품 추천을 하는 것이다.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서 고객이 과거 구매했거나 검색한 상품의 이미지를 개인화된 추천 메시지 개발에 활용한다. 가구의 경우 디자인이나 색상 등 미적인 감각이 제품 선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미적 감각에 딱 맞는 제품을 이미지와 함께 추천함으로써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고객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한다.

또한 웨이페어에서는 고객이 가지고 있는 사진을 이용해서 제품을 검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고객이 직접 찍은 사진을 가지고 검색을 하면 웨이페어의 AI가 그 사진과 미적으로 가장 비슷한 상품을 찾아준다. 이 같은 사진 이미지를 활용한 검색 기능은 고객이 원하는 특정 상품이나 스타일을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게 해 줌으로써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 주고 편의성을 높여준다. AI를 마케팅에 적극 도입함으로써 고객 만족도와 구매 전환율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AI최대의 수혜자 마케팅

이상 AI에 기반을 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마케팅 활동을 추진하는 케이스를 두 가지 소개했다.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는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이중에서 AI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고 있는 것이 마케팅 분야이다.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니즈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고객들에게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이고 AI는 이러한 마케팅 활동에 필요한 역량을 극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2020년 실시된 딜로이트 (Deloitte)의 ‘AI 글로벌 얼리 어댑터의 조사’에 의하면 AI 목표의 상위 5위중 3개가 마케팅 관련된 것이었다. 첫째가 ‘현재의 제품 서비스의 향상’, 두번째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객과의 관계 강화’이다. AI는 마케팅의 목표달성에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

마케팅에서의 AI 활용은 넷프릭스처럼 비즈니스의 핵심 전략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AI가 활용되는 마케팅의 업무 영역 자체도 제한되어 있다.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분야로 ‘프로그래매틱 바잉 (Programmatic Buying)’을 들 수 있다.

디지털 광고를 집행하기 위해서 온라인 매체를 구매할 때 사람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만든 AI알고리즘에 따라 디지털을 통해 자동으로 실시간으로 구매를 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AI는 판매 예측이나 고객 서비스에 대한 보조 수단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AI는 마케팅에서 활용되는 고객 여정 (Customer Journey)의 모든 과정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를 들면 웨이페어에서 보았듯이 제품을 구매하고자 생각하고 있는 ‘고려 단계 (Consideration Stage)’의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찾고 있을 때 AI가 그들을 타깃으로 하는 개인화된 내용의 광고 메시지를 보낸 후 제품을 검색하도록 유도를 하는 것이다. 제품 판매후에도 (Post-Purchase Stage) AI 툴을 통해서 고객으로부터의 서비스에 대한 문의를 연중무휴로 분류함으로써 서비스 센터 직원만이 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고객 서비스를 대응한다.

더 나아가서는 AI가 고객의 목소리 톤을 분석해서 적절한 대응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고 고객의 니즈를 가장 만족시키는 방법을 코치하거나 서비스센터 직원의 상급자가 관여하는 타이밍을 제안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마케팅 분야에서 활용되는 AI 기술은 매우 제한적이고 초보적인 단계여서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가 주목이 된다.

거대한 가능성을 제시한 AI, 하지만…

2020년 딜로이트 조사에 의하면 글로벌 AI 관련 회사 임원의 74%가 3년 이내에 AI가 전사적인 기업 애플리케이션 (Enterprise Application)에 통합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처럼 AI는 더 이상 사이언스 픽션의 이야기에 머물러 있지 않고 리얼한 비즈니스 세계에 침투해서 브랜드들이 데이터를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가공하도록 도와준다.

AI가 마케팅에 적용되는 수준은 다양하다. ‘프로그래매틱 바잉’의 경우는 AI에 의해서 완전 자동화되어 인간의 역할은 완전히 배제된다. 넷플릭스의 경우처럼 고객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하거나 마케터에게 전략을 제시하는 등 선택을 해야 하는 인간에게 적절한 제안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방대한 예산의 TV 광고 캠페인을 집행해야 할지 말지는 AI가 아닌 인간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로 남아있다.

AI를 활용한 마케팅은 거대한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마케터들은 현재의 AI 역량에 대해서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 과장된 평가에도 불구하고 AI는 아직까지는 좁은 분야의 업무를 처리하는데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마케팅은 AI의 혜택을 많이 보고 있고 일부 영역에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가 되고 있다. 그리고 마케팅 영역에 있어서 AI의 역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결국은 AI가 마케팅을 변혁시킬 것은 당연하지만 이는 시간이 걸리는 여행이 될 것이다. 마케팅 부서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IT부서를 포함한 관련 부서는 힘을 합쳐 장기적으로 관점에서 접근하고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맞서야 한다. 마케터는 AI의 현재의 기능과 미래의 가능성에 잘 파악해서 AI 마케팅에 대한 탄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이다.

양경렬 교수는 일본 광고회사 ADK에서 근무중이며, 일본 나고야 상과대학 객원교수로 마케팅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저서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마케팅' (2021, 비젼코리아)이 있다.

양경렬 교수 gyungyeol11@gmail.com

<인공지능백서 2021-AI와 우리사회의 변화>특집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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